시끄러운 이웃을 지도에 박제하는 일본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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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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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앤가반나
돌잔치앤가반나
니가타현의 카시와자키처럼 작은 마을조차도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일본이라고 하면 고요한 사찰과 정원, 차분한 분위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일상은 그와 거리가 멀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도시화된 국가 중 하나로,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며, 끊임없는 도시 소음 속에서 생활한다. 거리 방송, 상업 광고, 선거 유세 스피커 등 각종 안내와 확성기 소리가 일상적으로 울려 퍼진다.
세계보건기구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나라로 평가되었다고 한다. 특히 도쿄의 우에노역이나 타메이케산노역 같은 대형 역은 약 100데시벨에 달하는 소음을 기록하는데, 이는 WHO 권장 기준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조용함은 일본인에게 점점 희귀한 자원이 되었다.
이처럼 높은 소음 환경 속에서 ‘도로족(dorozoku, 道路族)’이라는 현상이 등장했다. 직역하면 ‘거리 부족’이지만, 실제로는 길을 막거나 큰 소리로 떠들고 주변 사람들을 방해하는 공공 민폐형 사람들을 뜻한다. 즉, 타인의 평온을 침해하는 존재를 비판하는 표현이다.
이 용어는 ‘DQN Today’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 사이트는 시민들이 직접 소음이나 불편 사례를 제보하면 이를 지도에 표시해 공유한다.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시끄러운 동네를 피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지도에는 일본 전역의 ‘소음 핫스팟’이 색깔과 아이콘으로 표시되며, 약 6,000건에 달하는 민원이 등록되어 있다. 대도시일수록 신고가 많고, 인구 3,700만 명이 넘는 도쿄에 특히 집중된다. 작은 도시들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도시가 클수록 불만도 많아지는데, 특히 3,7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는 메가시티인 도쿄에서 더욱 그렇다.
제보 내용은 매우 사소하면서도 날것의 감정을 드러낸다. 어떤 곳에서는 아이가 원숭이처럼 소리를 지른다고 불평하고, 어떤 지역에서는 집들이 가까워 고기 굽는 냄새까지 문제 삼는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저녁마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공을 차며, 떠드는 소리까지 기록된다.
이 사이트는 2016년 요코하마에 사는 재택근무 개발자가 집중을 방해하는 아이들 소음 때문에 시작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이사 전에 정보를 얻길 바랐다. 운영자는 악의적이거나 인신공격적인 글은 걸러내며, 일정 수준의 관리도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은 더욱 심해졌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음 민원이 급증했고, 도쿄에서는 30% 이상 증가했다. 도로족 사이트에도 수천 건의 새로운 제보가 추가되며, 관심이 커졌다. 특히 교통 소음보다 아이들 소리에 대한 불만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 지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직접 대면 갈등 없이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이라 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고 예민한 사회 분위기를 부추긴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아이 울음이나 어린이집 소음까지 문제 삼는 사례도 존재한다.
결국, 문제는 소음 그 자체보다 사회적 관용의 감소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소음의 불쾌감이 개인의 심리 상태와 고립감에 크게 좌우된다고 지적한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되는 일본에서, 활기찬 아이들의 소리를 불편함으로만 여기는 태도는 활력을 잃어가는 사회의 징후일 수 있으며, 도로족 지도는 그런 불관용을 드러내는 상징처럼 보인다.

‘도로족’ 지도에는 공공 민폐가 발생하는 약 6,000곳의 ‘핫스팟’이 표시되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일본의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https://bigthink.com/strange-maps/dorozoku-map/

